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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무가 大巫歌 2022 무당들의 Free-style competition

by 뇽뇽스 2023. 1. 12.
부채를 든 무당, 미소지으며 한복입은 무당, 젊은 남자 무당, 스카프를 두른 남자
영화 대무가 포스터

야! 너도 무당 할 수 있어!

영화 대무가는 2022년 10월 12일 개봉한 드라마, 코미디 장르 영화로 마이 올드 프렌드, 나와 함께 블루스를 영화를 제작한 이한종 감독 작품이다. 단편영화 대무가(2018년)를 바탕으로 장편영화로 재제작한 영화로,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대무가 : 한과 흥'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선보인 후 2022년 10월 정식으로 영화 대무가가 개봉했다.
대무가는 힙머니즘 엔터테이닝 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로, 무속인들의 현실적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다룬 독특한 영화이다. 블루오션이라고 말하는 무당이 되기 위해, 현금 1000만 원을 들고 가면 들어갈 수 있다는 무당 학원을 시작으로 신(神)력 떨어진 무당들이 다시 신을 모시기 위해 '대무가'를 부르며 프리스타일 굿판 배틀을 펼친다.

그러게, 그만하시라니까

취준생 '신남'은 20대 취준생으로, 계속되는 낙방으로 인해 인생역전을 노리며 자취방 보증금 1000만 원을 털어 무당학원을 등록한다. 신력은 없지만 돈을 벌기 위해 점집을 차린 신남은 당연히 손님들의 점괘를 하나도 맞추지 못하고 고사하던 중, 한 여자 손님 정윤희를 맞는다. 윤희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손님 가방을 뒤져 지갑에서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이틀 뒤에 다시 오라고 말한다. 이후 '정윤희'에 대해 사전 정보를 모아, 윤희가 재개발 지역에 살고 있으며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다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틀 뒤, 윤희가 다시 찾아왔을 때 신남은 알아낸 정보들을 읊으며 아버지를 보고 싶으면 굿을 해야 한다고 꼬드긴다. 무당 학원에 낸 학원비 천만 원을 찾기 위해 반드시 비싼 굿을 성공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후 무당학원의 도움을 받아 무당선생으로부터 대무가를 배우고 습득하여 윤희의 굿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신남은 실제로 윤희의 아버지를 접신하게 되고, 알고 보니 윤희가 아버지의 학대를 참다못해 아버지를 죽였으며, 아버지가 작성한 '재개발지역 이주계약서'의 행방을 알고자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굿을 요청한 것이었다. 이 사실을 신남이 알게 되자, 윤희는 신남까지 죽이려고 한다. 그러나 윤희를 신고하려던 신남은 의문의 공격을 받고 정신을 잃는다.
신남이 실종된 지 9개월 후, 신남이 같이 다니던 무당학원의 '청담도령'은 점집을 차리고 점괘가 좋은 무당이 됐고, 재개발 7구역 원조 무당 '마성준'이 출소한다. 신남의 어머니는 실종된 아들을 찾고자 마지막 통화기록자인 청담도령을 찾아오고, 청담도령은 실종장소였던 재개발 7구역에서 신남의 굿판 흔적을 확인한다. 이때, 7구역을 몽땅 차지할 생각인 조폭 손익수가 청담도령의 조사를 방해하고, 마성준 또한 도령을 찾아가 기를 눌러 도령신을 내쫓아버린다. 알고 보니 마성준이 윤희를 지켜주기 위해 대신 감옥에 들어갈 만큼 사랑했고, 윤희의 살인증거를 갖고 있는 손익수에게 이주계약서를 찾아주겠다고 한 것이었다. 이주계약서를 찾기 위해서는 윤희의 아버지로 접신해야 했는데, 오랜 시간 감옥에 있던 마성준은 이미 신력을 잃은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청담도령은 신남을 찾아내어 죽기 일보직전인 그를 안고 도망친다.
윤희 아버지를 접신해야만 하는 신력을 잃은 마성준, 최고의 무당이 되기 위해 도망간 도령신을 찾아야 하는 청담도령, 돈을 벌기 위해 원래도 없던 신을 찾아야 하는 신남까지. 결전의 그날을 위해 모두 대무가를 읊으며 정성을 들인다.
이후 윤희 아버지를 접신하기 위해 모인 마성준과 신남, 청담도령이 굿판을 벌인다. 굿판에서 윤희 아버지는 마성준에게 접신하게 되고 그가 말한 이주계약서의 위치는 이미 허물어진 폐허였다. 결국 손익수는 잡혀가고, 윤희 또한 자백해 함께 잡혀간다. 남은 무당 셋은 모두 각자의 신을 섬기게 되며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것은 굿판인가, 쇼미더머니인가

영화 대무가는 B급 감성으로 아무런 기대 없이, 킬링타임용으로 본다면 괜찮은 영화다. 그러나 영화관에서 티켓값을 주고(요즘 한창 비싼 영화 티켓) 보기엔 많이 아까워지는 영화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경찰이 스타렉스 차량에서 내리며 "그래서 오늘 뭐 한 거예요?"라고 묻는다.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초반의 무당 학원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풀어나가는 여타 다른 무속신앙을 다룬 영화들과는 달라 흥미를 끌었다. 그러나 중후반부에서 대무가, 즉 '큰 무당의 노래'를 완성하기 위해 마성준, 청담도령, 신남 3명의 무당들이 자신의 삶을 랩배틀 하듯이 읊어내는 모습에서부터 이상함을 느꼈고 마지막 배틀 장면에서 결국 '오늘 내가 뭘 본거지?'라는 생각으로 끝났다. 초반 신선한 소재가 아깝게 느껴질 정도로 아쉬운 마무리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나 마성의 남자 쭌-!

개인적으로 영화 신세계에서 나왔던 박성웅 배우(마성준 역)의 모습이 순간순간 스쳐 지나갔던 것 같다. 닮은 구석이 없음에도 박성웅 배우의 발성과 압도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느끼게 만든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로, 나에겐 양현민 배우(청담도령 역)는 얼굴이 익숙한 조연 배우로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 대무가에서 양 배우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의리 있는 무당역을 맛깔나게 표현을 잘했으며, 무엇보다 악역을 많이 맡았던 이전과 다르게 선한 역할로 나와 기분 좋은 낯섦을 느꼈다. 반대로 정경호 배우(손익수 역)는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의 흉부외과 의사로, 인간적이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배역이었다. 그런데 표정 없이 복수할 생각으로 분노의 감정만 남아있는 건달, 악역을 맡아 신선한 충격이었다. 류경수 배우(신남 역)는 사실 이전 작품을 본 적이 없어서 신인 배우인 줄 알았으나, 어리숙한 연기를 잘하는 무려 경력 15년 차 배우였다.
그 외에 유일하다시피 한 여배우, 서지유 배우(정윤희 역)에게 오히려 매력을 느꼈다. 처음에는 연약하고 힘없는 조연으로만 보였으나 영화 끝무렵 손익수(정경호 분)를 업어치기 하고 담담하게 높낮이 없는 목소리로 대사를 내뱉는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 '저 사람 연기 잘하는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서지유 배우님, 다른 작품에서는 또 어떤 연기를 선보일지 궁금해졌다.

비하인드

1) 정경호(손익수 역), 오대환(형사 역), 윤경호(백봉선생 역)를 박성웅이 직접 캐스팅했다.
2) 극 중에서 대무가를 전수받는 비법 중 동작역 육교는 실제로 4호선 동작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 사이이다.(서울시 동작구 현충로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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